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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정신문화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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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역사,철학 등 인문학의 본질을 연구하여 의정부시민의 인문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성찰하여 인문 본연의 기능을 더깊게 추구하고  스스로 삶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제시하는 활동입니다


[책소개]나이드는 게 두렵고, 외모강박사회에 지친다면… ‘배반인문학’을 읽자

김용수
2021-06-16
조회수 279


나이드는 게 두렵고, 외모강박사회에 지친다면… ‘배반인문학’을 읽자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나온 ‘배반인문학’ 시리즈 세 권. <나이 듦: 유한성의 발견> <취향: 만들어진 끌림> <외모 강박: 나를 기쁘게 하지 못하는 몸>. | 은행나무 제공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나온 ‘배반인문학’ 시리즈 세 권. <나이 듦: 유한성의 발견> <취향: 만들어진 끌림> <외모 강박: 나를 기쁘게 하지 못하는 몸>. | 은행나무 제공

미디어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나이 듦을 묘사한다. 한 축에는 가난과 질환에 시달리며 우울하고 초라하게 늙어가는 노인의 모습이 있다. 또 다른 축에는 탄탄한 경제력과 지력을 바탕으로 ‘쿨하고 힙하게’ 늙어가는 노인이 있다. 하나는 나이 듦을 너무 두려운 것으로, 하나는 지나치게 이상적인 것으로 그리고 있다. 미디어가 제시하는 양극단에서 벗어나서 나이 듦의 과정에 대해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싶을 때, 인문학은 좋은 사유의 공간이 될 수 있다.

<나이 듦: 유한성의 발견> <취향: 만들어진 끌림> <외모 강박: 나를 기쁘게 하지 못하는 몸>. 나와 나를 둘러싼 일상을 주제로 다룬 인문학 책들이다. 손바닥 만한 크기의 책들은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나온 ‘배반인문학’ 시리즈의 첫 세 권이다. 배반인문학은 ‘한 번 읽으면 결코 배신하지 않는 반려인문학’이라는 뜻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총 23권이 나올 예정인 이 시리즈는 인문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책을 손에 쥐게 만들고 싶을 정도로 일상과 밀접한 주제들을 다룬다. ‘비혼 반혼’ ‘비대면사회’ ‘1인 생활자’ ‘공간·집’ ‘동물’ ‘로봇 시대’ 등이다. ‘몸’을 매개로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연구하는 건국대 몸문화연구소의 연구원들이 필진이다.

작고 귀여운 디자인의 책 속에는 지금 나에게 필요한 의미 있는 질문과 사유가 녹아있다. <나이 듦>은 노화라는 필연적 과정을 두려워하며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편협함에서 벗어나 나이 듦의 풍경을 새롭게 조망한다. 저자인 최은주 몸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영미문학비평을 전공했다. 시, 소설, 영화, 그림 등 예술 작품에 나타난 나이 든 존재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혐오를 분석해 나이 듦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비판한다. 알베르 카뮈의 소설 <안과 겉> 속 노인과 청년이 대화하는 장면에서 젊은이는 노인에게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와 삶에의 집착을 느끼며 지긋지긋해 한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 우리에게 친숙한 문학 작품들이 예시로 등장한다.

“고독, 가난, 1인 가구로만 노년을 이해하는 방식 때문에 노인 세대는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다. 이런 과정은 개인이 경험적으로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이해될 뿐이다. 개인을 넘어 사회 전반적으로 고령화와 노화가 공포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이러한 맥락이다.” 최 연구원은 “양극화된 늙음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하나의 피로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나의 현재를 버려가면서까지 미래를 대비하고자 하는 마음을 한 번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취향: 만들어진 끌림>도 사회가 만들어내는 담론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고, 이를 전복해서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개인의 취향에는 유행, 대인 관계, 마케팅, 젠더 편견 등 다양한 문화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심귀연 몸문화연구소 연구원(경상대 인문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은 취향에 대한 피에르 부르디외의 사회학적 접근과 사회적 취향의 변천사를 소개하며 일상에 녹아든 취향의 모습을 섬세하게 분석한다. “취향의 문제는 몸의 문제이기도 하다. 취향은 몸의 버릇이다.(…) 어제와 오늘의 나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 그것은 나의 몸이 세계와 어떤 방식으로 관계 맺고 있는가의 문제이며, 그것이 바로 취향이다.”

<외모 강박: 나를 기쁘게 하지 못하는 몸>은 외모와 관련된 다양한 심리 실험, 연구 결과, 미술·문학·영화 등의 예술작품을 소개한다. 외모 강박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계층이 뚜렷했던 신분제 사회에서는 외모가 신분 및 출신을 알려주는 ‘명함’ 같은 것이었다. 개인이 군중 속에서 익명의 삶을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는 외모일 수밖에 없기에 사람들은 외모를 중시한다. 저자인 몸문화연구소 김종갑 소장(건국대 영문과 교수)은 “고도의 도시화와 익명성의 사회, 사람들의 욕망에 기생하는 산업이 도시인들의 외모 강박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시리즈 후반부의 ‘동물’ ‘비대면사회’ ‘1인 생활자’ 등은 코로나19로 변화한 시대상을 반영해 넣은 주제들이다. 기획에 참여한 은행나무 출판사의 유화경 에디터는 “책을 읽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가지는 많은 의문들에 인문학이 답이 돼줄 수 있고, 지금의 자신에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culture/book/article/202106071644001#csidxdaae729b2520499b2455bc3dbe1578b